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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E 콘텐츠

[2021. 뉴스레터 1호] 마이스도 큐레이션이 필요하다고?

  • 2021-06-16 15:43:07
  • 담당자 : 관리자
  • 조회수 : 2157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요즘은 좀 어렵게 됐지만, 세계 주요 도시를 다니다보면 현지에서 진행되는 미술전시회나 아트페어를 볼 수 있다. 이런 곳에서 만나는 미술품은 그 자체로 큰 볼거리가 있는 콘텐츠이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 그래서 많은 미술전시회나 아트페어 같은 곳에서 또 다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한 큐레이션이다. 현장에서 진행하는 큐레이션이야 말로 전시된 작품을 이해하고 더욱 좋아하게 만들게 되는 중요한 과정이다. 

필자는이런 예술의 분야뿐만 아니라 관광, 전시·박람회, 이벤트, 회의 등 마이스(MICE) 산업에서도 큐레이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령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에 가면, 이 세계 최고의 베뉴(Venue)에 대해 전문 도슨트가 진행하는 큐레이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건축물과 기획의도, 건축과정, 역대 공연 내용, 출연진의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콘텐츠도 다양하다.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 하우스에 오페라를 즐기러 가겠지만, 이런 프로그램도 즐겨야 한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건축물들이나 공연장, 유니크 베뉴(unique Venue) 등은 저마다의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세계유명 베뉴들 뿐만 아니라, 무역전시회에서도 큐레이션이 활용된다. 세계 3대 IT 가전쇼인 CES에 가보면 수많은 단체 참관객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저마다의 큐레이션을 들으며 전시장을 구석구석 누비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역시 중국 최고의 ICT 박람회인 심천하이테크페어에서 참가기업 관계자 및 참관인들을 대상으로 큐레이션 토크쇼를 진행한 적이 있는데, 반응이 무척 뜨거웠다. 전시회의 기획 의도, 역사, 변천사, 주요 참여기업, 각 ICT분야별 기업, 금년 이슈, 주목해야 할(Must See) 기업들 등 다룰 수 있는 범위도 매우 다양하다. 

이런큐레이션은 관광산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기업, 기관, 인플루언서 및 일반 블로거들이 맛집이나 여행정보를 인터넷에 쏟아내고 있다. 온 국민이 저마다 큐레이션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마이스 기획자들이 큐레이션을 좀 더 기획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국내 대부분의 관광지들은 큐레이션의 소재가 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모두 엄청난 스토리텔링을 잉태하고 있다.


Garden of Morning Calm, Gapyeong, Gyeonggi Province

#경기도가평 아침고요수목원 
필자의 고향은 경기도 가평이다. 누군가에게 고향을 이야기할 때 이렇게 소개하곤 했다. “영화 ‘편지’ 보셨나요? 아침고요수목원이 있는 곳, 그곳이 제 고향입니다.” 최근엔 멘트가 바뀌었다. “‘러블리호러블리’ 촬영지, 그곳이 제 고향입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은 영업 전략상 콘텐츠를 적극 홍보 하고 있다. 소개 페이지에도 영화 ‘편지’를 시작으로 ‘조선명탐정’, ‘중독’,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웃어라 동해야’, ‘미남이시네요’, ‘이 죽일 놈의 사랑’, 예능 ‘무한도전’ 등의 촬영 장소라고 쓰여 있다. 이 정도면 풀어야 할 콘텐츠가 어마어마하다. 


Lake Sanjeong, Pocheon, Gyeonggi Province

#경기도 포천 산정호수
필자는 경기도 포천의 산정호수에 조카를 데려갈 때 ‘낭만닥터 김사부’를 이야기한다. 부모님께는 교황빵이나 호수 이야기, 그리고 인근의 맛집 포천일동 갈비를 내놓는다.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풀어야 할 콘텐츠는 완전히 다르고, 맞춤으로 설계했을 때 훨씬 더 잘 먹힌다. 


Lake Sanjeong, Pocheon, Gyeonggi Province

#경기도 안성 석남사
석남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최근 3년간의 대웅전 해체보수불사를 마무리하는 낙성식을 봉행했다고 한다. 석남사는 2016년 방영된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이기도 한데 ‘도깨비’ 8화에서 김선과 왕여의 사후 안녕을 위해 도깨비인 김신(공유)이 풍등을 띄우고 위패를 모신 곳이다. 13회에서는 자신이 왕여일지도 모른다고 자책하는 저승사자와 저승사자의 정체를 알고 분노한 김신이 찾아와 그의 목을 조르는 장소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드라마 ‘도깨비’와 불교, 그리고 통일신라 이야기까지 풀 수 있는 교육 콘텐츠의 보고이다. 


Seoknamsa Temple, Anseong, Gyeonggi Province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은 글로벌하게 사용해 볼 수 있는 이색 콘텐츠가 수두룩하다.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Camp Greaves)도 그 중 하나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인기를 끈 이곳이 안보관광지로 지정된다는 소식이 있다. 안보관광지와 더불어 평화에 대한 글로벌 메세지를 콘텐츠로 만들어 가면 어떨까? 


Camp Greaves, Paju, Gyeonggi Province

#경기도 수원 행리단길
지난해 케이블 채널 OCN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을 보면 경기도 수원시민에게 친숙한 배경이 나온다. 수원 ‘행리단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카페다. 극중에서 악귀를 물리치는 주인공들은 ‘언니네 국수집’이라는 상호를 지닌 가게 직원으로 위장해 지상의 악귀들을 물리친다. 국수집이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이 활약을 펼치는 주요 공간으로 등장하는데, 바로 이곳이 그 카페다.
뉴트로 감성을 표방한 이 카페는 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로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able) 한 사진을 찍는 명소로 널리 알려져 수원은 물론 행리단길을 찾는 관광객들은 한 번씩 찾는 곳이기도 하다. 
 

Haengnidan-gil, Suwon, Gyeonggi Province

#경기도 과천 미술관
경기도 과천 미술관과 동물원에 대해서도 빼놓을 수는 없다. 미술관 옆에 있는 동물원은 각기 미술관과 동물원이기도 하겠지만, 1998년 개봉한 ‘미술관 옆 동물원’을 기억하는 세대라면 더욱 특별함 감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요즘 밀레니얼 세대와 기성세대에 낀 ‘X세대’를 위한 특별 맞춤 프로그램 하나쯤 툭 나와서 잔뜩 힐링하게 해주면 정말 좋겠다.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Gwacheon, Gyeonggi Province

경기도는대한민국 수도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지역으로 엄청난 관광자원을 품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장점을 살려 경기도의 전체 명소를 하나로 묶는 순회 콘텐츠 투어 프로그램을 큐레이션과 함께 구성해 보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단순히 특정 장소(One Site)의 방문을 유도하거나 소개하는 것보다는 ‘경기도 콘텐츠 투어 A 큐레이션 코스’ 개발 등을 통해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스토리텔링의 옷을 입은 관광지는 국내외 여행객들에게 더 매력적이고 풍요로운 장소로 거듭날 것이다.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관광 자원을 더욱더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즉, 큐레이션 프로그램도 그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다.

다시강조하지만 마이스도 큐레이션이 필요하다. 멋진 큐레이터와 함께 맞춤 프로그램이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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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넥스페어/넥스나인 대표
중국스포츠산업연합회 한국지부 대표
유튜브 <마이스라이브> 크리에이터
<마이스는 살아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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